삶의 여유/일상에서

치악산 등반

dalmuli 2009. 11. 10. 08:40

 11월 7일,

초등학교 동창회가 있는 날 이다. 8월에 있었고, 채 3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에, 또 한다는 게 썩 내키지 않았지만, 새로운 임원진의 열성이

담긴 모임이라 응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끔 나오는 사람들이야 남 다르겠지만, 지금까지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나로서는 즐겁고

들뜬 마음 보다는 그냥 의무적 이라는 마음이 더 큰것 같았다. 매번 참석하고 가끔씩 이라도 보는 친구들이 대부분 이라는 것 때문이 아닐까?

그런 이유로, 한가지 목적만을 가지고 참석 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어, 어차피 동창회에도 등산 일정이 입석사 까지 잡혔고 하니, 기왕이면

정상까지는 갔다와야 한다는게 내 생각 이었다.

 

특별회원 세일이 몇일 남지 않은 관계로, 마눌과 50만원짜리 50%세일해서 자켓 하나 사고, 원주로 출발 했다. 산에 올라가 먹을 요량으로

김밥 두줄을 샀는데, 출발전 어물쩡 거리며 지체한 시간과, 영동고속도로가 밀린다는 뉴스에 국도로 가다 보니 원주에 도착 하기전에 점심

시간이 훌쩍 지났다. 운전을 하며 김밥을 먹기 시작하여, 운전에 반 정신을 팔며 하나 둘 집어 넣다 보니 어느덧 두줄을 몽땅 먹어 치웠다.

 

원주시 소초면 홍양리에 있는 황토민박에 도착하니 두시가 넘었다. 산에 함께 오르려고 나를 기다린 듯한 용관이와 영순이 셋 만이 길을 나섰

다. 뚱뚱이로 변해버린 영석이 와 형곤이, 허리가 시원찬은 광식이는 함께 가면 짐도 되겠지만, 따라 나설 생각조차 않는다. 느려빠진 영순이

와 함께 하면 깜깜한 밤중이 되어야 내려 올 수 있을것 같아 버려두고 용관이와 그냥 오른다.        

 

 

나도 한때는 마라톤으로 단련되어 누구 에게도 뒤지지 안았는데, 그동안 게을렀던 탓일까?,아니면 용관이가 실력이 뛰어나서 일까?

나는 땀으로 범벅이 되어 닦은 손수건에서 물이 흐를 정도인데, 저놈의 인간은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잘만 올라가네....^^

 

저기 보이는 저 바위 때문에 입석사라는 이름이 지어 졌나 보다.  

 절은 현대에 다시 치장을 하고, 스님들이 기거하는 건물도 현대식으로 지어져 있어 오래된 고풍은 느껴지지 않는다.

 

평지 라고는 단 한 발짝도 없이 가파른 계단 형태의 길을 김밥으로 과식하여 위장의 거부감에 부담을 느끼며 헐떡헐떡 정신없이 올라 왔는데,

조금 완만한 길이 나오니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숨이 가빠 용관이와 대화도 별로 나누지 못한채 꾸역 꾸역 올라 한시간반 만에 드디어 정상에 다다랐다. 온도는 낮은편 이었지만 올라 올

때의 열기로 오히려 시원함을 느낄 정도였다. 좋았던 날씨가 점점 흐려 지더니 안개가 끼어 멀리 발 아래의 경치는 제대로 감상 할 수 없었

다. 

 

 

 

 

 

 

너무 늦은 시간에 올라 온 터라 카메라 셨터 하나 눌러 줄 사람이 없어 비로봉 표지석 위에 올려 놓고 용관이와 한컷 했다. 

 

 

 

 

 

내려오는 길은 용관이와 속도를 맞출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진을 봐도 살이 드륵드륵 찐 내가 그 빠른 속도로 정상까지 다녀 온것과, 뭔가

밀린 숙제를 한 것 모양 성취감을 느낀다.  

그래도 여름 모임때 부터 술만 퍼 마시고 목이 터져라 노래나 꽥꽥 부르다 오는게 아니라, 뭔가 다른 일도 하고 온다는 것에 보람을 찿을 수

있었다.  

 <입석사 석탑>

["이 탑은, 조선 태종이 즉위한 후 스승이었던 운곡 원천석을 불렀으나 응하지 않자 그를 생각하고 세운 탑이라 전한다. 원래 입석사 석탑은

청석탑 이라고 하나, 현재의 탑은 입석사 주변에 있던 석탑 조각을 모아 놓은 것으로, 화강암과 점판암이 섞여 있다.

 화강암으로 된 2점은 16개의 연꽃무늬를 조각해 놓았고, 다른 하나는 안상(眼象)[텁 면석에 팔면의 오금곡선으로, 안쪽을  파낸 모양]을 새

겨 놓은 것으로 보아 청탑의 일부분이라기보다는 부처님을 모시던 자리인 불대좌 같은 느낌이 든다.

 3장의 점판암으로 된 석재중 1매는 연꽃무늬가 조각되어 있어 청탑의 기단(基壇) 갑석(甲石)[뚜껑처럼 덮은 돌]으로 보인다. 다른 2매는 아

무런 조각이 없고, 파손되어 잘 알아 볼 수 없지만, 탑의 지붕돌로 보인다.

 이 탑의 원형은 알 수는 없지만, 점판암의 재질로 보아, 고려시대 여러 층으로 된 청석탑(靑石塔)이었던 것으로 보인다.특히 연꽃이 새겨진

점판암 탑재는 인근의 보문사 청석탑과 모양이 똑같다."]

 <원주 흥양리 마애불좌상>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17호

["이 마애불좌상은 암벽면에 돋을새김한 것이다. 부처가 앉은자리인 대좌의 오른쪽 밑에 '원우 5년' 의 문구가 새겨져 있어, 1090년(선종 7)에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삶의 여유 > 일상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격증 도전  (0) 2015.08.25
말벌주 만들기  (0) 2014.10.01
'09.9.19 벌초후.  (0) 2009.10.13
채소밭  (0) 2009.08.27
2009년 옥동사칠회 정기모임.  (0) 2009.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