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유/마라톤

무박 2일의 광주 여행.

dalmuli 2006. 11. 27. 17:47
 

마라톤 이라는 것을 하면서 얻는 것은 여러 가지로 많지만,

그중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가까워 질 수 있다는 것은

빼 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살아온 환경과 직업도 각양각색인데 달리기란 취미 하나가 같다는 이유로,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온 듯이 가깝게 지낼 수 있으니 말이다.

   

그간 ‘울트라마라톤’이라는 것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고향에서 가까운 이 들이 울트라마라톤을 개최 한다기에

다른 것은 도와주지 못할지라도 대회참가는 해야 될 것 같아,

시작한 것이 ‘강화’로 ‘동강’으로 급기야는 광주에서 100km코스

까지 완주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거창의 전지훈련에서 나 보다 한살이나 많은 김근태님과 tourstar님

께서 친구로 지내자고 제의해 와, 몇 개월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좋은 연을 맺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이번 광주에서 열리는 ‘피스울트라마라톤‘대회에 참가 하게 되었는데,

사실 난 대회에는 큰 관심이 없었고, 함께 어울린다는 생각 이었다.


개인적으로 또 다른 일을 벌여 놓은 상태라 더 더욱 연습도 없었고,

불참의 타당한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 중에 김근태님이 대전을 거처

나를 태워 간단다.

“헉”

‘내 마음을 들키고야 말았군’^^

끌려가는 심정으로 차에 몸을 싣고 광주로 향한다.


걸어서 나온 듯, 고속도로 입구까지 마중 나와 반갑게 맞아 주시는 tourstar님,

전라도 특유의 음식 맛 보여주고,

누가 마라토너 친구들 아니랄까봐 때맞추어 함양에서 열리는

메타세퀴이아 마라톤 대회장에 데리고 간다.

그간 수많은 대회장에 다녀 봤지만 선수가 아닌 구경꾼 입장에서는 처음인 듯 하다.

 

 

 

 

 tourstar님 댁이 대회장 근처인 관계로 물품 수령하여 모두 집으로 향한다.

지난 강화대회에서 우리 카페 대표선수로 참가하여 3위의 성적에 큰 공훈을

세운 김천의 김영식씨도 이번에 함께 했다.

배낭 꾸리고 배 번 달고,.......

역시 고수는 뭔가 다르다. 식사 내내 긴장된다며 밥은 먹지 않고 국물만 먹는데,

나는 한 그릇이 아쉬울 정도다.

드디어 대회장,

‘이게 어떻게 된 거야 !’

모두들 타이즈 차림인데 우리 일행 네 사람만이 팬티 차림이다.

하의는 그야말로 마라톤 정장 차림,

‘고수들이야 그렇다지만 나는 뭐야?’

걱정은 되지만 ‘얼어 죽기야 하겠나?’ 그냥 출발이다.


tourstar님은 나를 완주 시키겠다는 일념으로 자신의 페이스를 버리고

계속 내 옆에서 나와 동반 주 하신다.


훈련 부족인가?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인가? 너무 힘이 든다.

22km를 1시간 52분에 통과하는 초반 오버페이스만은 아닌 것 같다.

풀코스의 거리에도 미치지 못했는데 이렇게 힘이 들다니....

마눌의 전화에 노못님의 응원 전화도 소용이 없다.

얇은 복장이라 걷는 횟수가 잦아질수록 추위를 느끼는 건 당연하다.


결국 tourstar님을 먼저 보내고, 중도 포기로 결정을 내린다.

그렇게 수 없이 지나다니던 대회 관계차량은 보이지 않고,

추위 때문에 그냥 기다리지 못해 뛰다 걷다를 반복하며

차량이 지나가길 바랄뿐이다.


얼마를 갔을까?

저 멀리 대회관계차량이 오는 것이 보이는데.......

내 몸의 감각기관을 총 동원하여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상태를 재점검해 본다.

그런데 몸이 많이 회복된 듯 하다.

차량이 내 옆을 지나칠 때 까지 많은 갈등이 있었지만 조금만 더 가보자는

생각으로 가고 또 가다보니 1CP 57km지점이다.


역시 tourstar님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국밥 한 그릇 거뜬히 비우고, 미리 보관해둔 좀 두꺼운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출발,

그런데 이젠 tourstar님이 더 문제다.

내 긴팔 옷을 하나 더 껴입고도 추워서 팔짱을 끼고 달린다.


국밥을 먹은 탓일까?

대장이 요동 처 ‘내가 따라 잡을 테니 먼저 가시라’하고 일을 끝낸 후

tourstar님 따라 잡으려고 속도를 내어 아무리가도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빨리 갔나?’ ‘포기를 했나?’ 아니면 ‘내가 너무 늦은 건가?’


66~67km쯤 김근태님 으로부터 1등을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날라 온다.

나는 이제 반 조금 더 지났는데, 벌써 골인이라니 그것도 8시간 24분에

2등과 한 시간 이상 차이를 두고.....

기다리지 말고 어디 가서 쉬고 있으라고 하니 기다릴 테니 걱정 말고 오란다.

 

 

 

많은 울트라 마라토너에게서 80km부터가 힘들고 어렵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걱정을 했지만, 초반에 비하면 오히려 수월함을 느끼며, 룰루랄라 언덕길을

내 달려 93km쯤, 전화가 울린다. tourstar님이다.

‘벌써 골인 했어요?’

70km지점쯤에서 저체온증으로 포기 했고 내게 알리면 따라서 포기 할까봐

그냥 있었다나.


목욕탕에 들어서니 대부분의 달림이 들이 절뚝거리며 부자연스런 자세다.

‘나는 저 정도는 아닌데...’

모두들 힘들단 말은 안하고 묵묵히 달리고들 있어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인 가보다.


김천의 오가피주와 천마 술을 들고 또다시 tourstar님 댁으로가 부인과 장모님의

요리 솜씨와 철철 넘치는 인심을 맛보고 기억에 남을 무박2일의 광주여행을 끝냈다.

 

 

 




PS: 울트라마라토너로 이끌어준 tourstar님과 김근태님, 응원의 전화주신 노못님,

    문자로 경려 해주신 좋은생각님 그리고 일전에 경려의 뎃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전국 철인 '인간 한계 도전' 감동 무대


입력날짜 : 2006. 11.27

 

2006 피스울트라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25일 오후 광주시 광산구 첨단 쌍암공원 월드컵 4강탑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철인들이 만들어낸 감동의 무대였다. 초겨울밤의 추위도 이들의 무한 도전의 열망을 꺾지 못했다.

이들은 주로상에서 더 이상 경쟁자가 아니라 형제이자 친구였고 동반자였다. 함께 달리던 동료가 부상을 당하면 서로 부축하고 격려하며 완주의 기쁨을 나눴다.

결승선에선 서로 순위를 양보하는 이들만이 만들어낼 수있는 아름다움을 연출하기도 했다.

전남일보사가 주최한 제2회 피스 울트라마라톤대회가 26일 대회 참가자들의 높은 완주율과 기록 단축을 보이며 성료됐다.

예년보다 포근한 날씨속에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남녀 철인 210명은 25일 오후 6시 광주시 광산구 쌍암공원에서 출발, 담양~곡성~화순~무등산일대~국립 5ㆍ18묘지~쌍암공원으로 이어지는 100㎞를 초겨울밤 남도의 정경을 배경삼아 밤새도록 달리며 또 하나의 빛고을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대회 결과 남자부에서 김근태(46ㆍ경북 김천마라톤협회)씨가 8시간24분22초의 기록으로 2위 박용범(49ㆍ9시간27분22초ㆍ경기 안산마라톤클럽)씨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의 월계관을 썼다.

김씨가 이날 작성한 기록은 지난 대회 우승한 권영규씨가 세웠던 8시간40분보다 15분38초 빠른 것. 김씨는 특히 57.5㎞ 체크포인트 지점까지 4시간25분만에 주파해 기록 경신을 예고했다. 또 김씨의 기록은 올해 전국에서 치러진 울트라 마라톤대회 우승자들과 비교, 종합 4위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김씨는 이날 35㎞지점까지 2위그룹으로 달리다 선두 고화중(6위ㆍ10시간10분16초)씨를 제치고 나와 여유있게 1위로 골인했다.

김씨는 "초반보다 종반 80㎞지점에서 승부를 걸려고 했는데 선두와 2위 그룹들의 오버페이스로 일찍 기회가 온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3위는 김완수(47ㆍ9시간40분4초ㆍ광주)씨에게 돌아갔다. 지난대회 때 9시간40분으로 9위를 했던 김씨는 "기록은 만족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매우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여자부에서는 윤삼희(45ㆍ광주무등마라톤클럽)씨가 11시간14분37초 기록으로 김미경(13시간13분54초), 나영숙(13시간27분10초)씨를 누르고 우승했다. 지난 대회에서 2위(11시간 46분)를 한 윤씨는 이날 기록을 31분23초나 단축시키며 여자부 정상에 등극했다.

한편 전남경찰청 산하 경찰병력 100명, 광주ㆍ전남마라톤 동호회원 등을 포함한 자원봉사단, GM대우자동차 전남지사, 한국도로공사 호남본부, 한국수자원공사 등 각계의 협조는 성공적인 대회를 치르는 밑거름이 됐다.

◇2006 피스울트라마라톤 순위

△남자부 100㎞=1위 김근태(8시간24분22초), 2위 박용범(9시간27분22초), 3위 김완수(9시간40분4초), 4위 최지식(10시간4분5초), 5위 김동해(10시간6분51초), 6위 고화중(10시간10분16초), 7위 한순섭(10시간25분4초), 8위 공철준(10시간25분9초), 9위 김문수(10시간28분45초), 10위 한상도 (10시간53분59초)

△여자부 100㎞=1위 윤삼희(11시간14분37초), 2위 김미경(13시간13분54초), 3위 나영숙(13시간27분10초), 4위 서지희(13시간32분8초), 5위 윤순하((13시간45분1초), 6위 임은영(14시간18분51초) 이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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