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6일 시코봉과 양각산에 올랐다.
이곳의 산과 지명은 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소머리를 뜻하는 우두산과 우두령 그리고 뿔 두 개를 뜻하는 양각산 또 소불알의 우랑마을 까지... 시코봉이라는 이름도 우리말이 아닌 것처럼 들리나 이 역시 소의 코를 가리키는 말 이라고 한다. 소를 쇠라고도 부르니, 쇠의 코를, 쇠코라고 부르다 시코가 되어 시코봉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시코봉 해발 1,237m, 양각산 1,150m, 흰덤이산 1,018m로 대부분 해발 1,000m가 넘는 봉우리로 이루어 졌다.
오후 늦게 비가 예보되어있어 구름이 해를 가려 등산하기 좋은 날씨다. 동행자도 마라톤을 하는 사람으로 체구도 나보다 작아서인지 산을 오르는 속도가 보통이 아니다. 나도 마라톤으로 길 들여진 다리라 산을 오르는 속도도 보통사람들 보다는 빠르다고 믿고 있었는데, 헐떡이며 기를 써야 겨우 따라 갈 정도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서인지 좁은 등산로는 있으나 풀...과 나뭇가지들이 뒤덮어 몸으로 밀고 다녀야 하는 곳이 많다.
연신 이마에 땀을 닦으며 올랐으나, 산이 높고 축축하게 젖은 옷 탓인지 시코봉에 오르니 추위가 느껴진다.
산 정상에 선시야가 확 트여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가깝게는 덕유산, 저 멀리로는 지리산 천왕봉도 보인다.
양각산에서 흰덤이산으로 오는 도중에 어린아이가 모자를 쓰고 춤을 추는 형상이랄까? 갓바위 모양 사람이 갓을 고처 쓰는 모습을 닮은 듯 한 바위를 발견했다. 이 지역에서 오래도록 살아온 함께 동행한 사람도 처음 본다고 하고, 인터넷을 뒤져봐도 다른 형상의 바위들은 소개 하고 있으나 이 바위는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내가 처음 발견한 것 같다. 내가 처음 발견했으니까 상기아이라고 이름을 붙일까?^^
우두령에서 시작하여 시코봉에서 양각산으로 다시 흰덤이산을 지나 우랑마을로 내려왔다. 소의 모가지 서 시작하여 소코를 지나 양쪽 뿔을 거처 등을 타고 가다가 불알로 내려온 샘이다. 주위의 전망과 경치가 너무 좋아 다시 한 번 더 오르고 싶은 산이다. 다음에는 시코봉에서 수도산(1,317m) 방향으로 가기로 동행자와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