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이라 그런지 일어나기 싫은 몸을 억지로 일으킨다.
촉박한 시간에 허겁지겁 준비하고 나오니
저 멀리 정문앞에 빈택시가 정지하는가 싶더니 어둠속이라
나를 발견하지 못한 모양이다.
늘 빈택시들이 줄지어 서있는 주공아파트 앞을 가기위해
횡단보도 앞에 다다르니 다행이 빈택시가온다.
타고보니 기사님이 여자분 이시다.
나의 편견 탓일까?
이런 새벽에 젊은 여성이 택시운전을 한다는것이 좀 안스러워 보인다.
출발시간을 거꾸로 계산해볼때 지금쯤 뭔가를 먹어야 겠는데,
일단 예약한 기차표를 발급받고 대합실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다
'모닝버거'라는게 눈에 들어온다.
평소 찾지않는 음식이지만 음료수와 함께 사들고 기차에 오른다.
지난 인천마라톤때 아침을 굶고 달리다 후반에 체력이 달려 고생한 기억에
4개를 모두 먹고 잠을 청한다.
7시20분 수원역에서 택시로 운동장에 도착하니 벌써 상윤이가 와있다.
전에 몆번 만난적이 있는 수원중부경찰서 직원들과 인사 나누고,
출발선에선 sub-3 73회째 도전중인 남궁만영님과 안양시청의 이성윤님도 만나고,
동생과 함께 출발 한다.
<'PHOTORO' 의 첫번째'O'자 두번째뒤 오랜지색이 나>
감기끼와 연습부족으로 목표를 3:50정도로 예상 했는데, 동생은 3:40이내 란다.
어쩔수없이 동반주 하기로하고.....
경험상 풀코스는 좀 뒷쪽에서 출발해야 내 페이스에 도움이 되는데 어쩌다보니 앞쪽이다.
오버페이스를 걱정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1km당 30초정도가 빠르다.
오랜만에 만난 동생과 이런저런 얘기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잘도 달린다.
21km 1:44분,
이 기록이면, 지난해 춘천마라톤에서 내 최고기록 달성때와 같은 기록,
너무 빨리 달렸다는 생각과 동시에 오른쪽 발 뒷굼치 인대부분에 통증이 오기 시작한다.
이번이 풀코스만 25회쩨, 지금까지 이곳이 아파본 경험은 없었는데 왠일일까?
인라인 페트롤 아가씨에게 스프레이를 잔득 뿌리니 한결 좋다.
장안문<노란옷 뒤 오랜지색이 나,그옆이 동생>
초반에 우리앞에 반팔소매의 빨간 기념품(경기마라톤대회)상의를 입고 달리는
사람들이 있어,복장상태나 달리는 자세로 보아 풀코스 첫 도전임을 직감하고
동생과 함께 걱정 스런 대화를 나눳는데 역시나다.
약 20여명 정도 였으나 하나 둘씩 뒤로 처지고.....
100여 미터 앞에 나타나면 또 한사람 또 한사람 하면서 상대는 죽을 맛이겠으나
우리는 재미를 느끼며 추월해 나간다.
'42.195km'결코 만만한 거리가 아니다.
모두에게 완주를 허용 한다면 재미도,의미도,그 가치도 높이 평가 될수 없을 것이다.
풀코스의 완주는 준비된 사람들만이 할수 있다.
'남이 하니까' '누구도 했는데'라며, 쉽게여겨 무모한 도전을 하는 사람들에겐
반듯이 그 댓가를 치루게 된다.
아울러 마라톤에대한 즐거움도 느끼지 못하고 흥미를 잃고 말것이다.
앞에서 연신 힘들다는 신음소리를 토해내며 뒤로 처지는 학생인 듯한 사람의
옆을 스치며 '왜? 힘들어요?' 하니까 '아이고 죽겠습니다' 라고 한다.
지금 절반을 조금 지났는데 벌써부터 저러면 어쩌나?
한마디로 풀코스를 가볍게 본 사람이라고 아니할수 없다.
좋지않은 컨디션으로 초반에 오버한 탓일까?
30km를 지나니 나도 페이스가 떨어진다.
37km지점 걷고싶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자꾸만 채워지고 있다.
그래도 동생은 잘만 달린다.
'넘어진 참에 쉬어간다고 하나'
힘든참에 소변이 마려워 동생보고 먼저 가라하고 시원스럽게 소변을 본다.
달려야 하는데 발은 걸어가고 있다.
'그래도 채면이 있지' 걸어 갈수야....
천천히 달리니 약간은 회복 되는듯 하여, 평소 연습 하듯이 보폭을 넓게해서
달리니 속도는 물론이거니와 고통도 한결 덜하다.
보폭을 멀리하면 체력소모가 더 많다는데....
지금까지 쓰지않은 근육을 씀일까? 나머지 4km는 큰 고통없이 달렸다.
이 회사에 입사하고 처음으로 이름을 달고 뛰었는데,
그냥 달릴때와는 사뭇 다르다.
종반 시내구간을 달릴때 부터 골인까지 길옆 응원나온 사람들 입에서
연신 '동화건설 파이팅'이라고 힘을 실어준다.
수원종합운동장을 돌아 그렇게 그렇게 첫 풀코스 도전때의 기록으로 힘든 여정을 마친다.
골인후 중부경찰서 팀들이 준비해온 되지고기 안주에 막걸리로 허기를 면하고
식당으로 이동 할려는 참에 소낙비에 가까운 꽤나 굵은비가 쏫아진다.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지금 들어오는 주자들 걱정을 한다.
경찰차로 경찰서까지 이동, 차한잔씩 마시고 근처 뼈다귀탕 집에 가
열명이 주거니 받거니 쐐주에 이야기꽃을 피우다 열차시간에 쫏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까지 하프코스 31회, 풀코스 25회를 비롯해 총 60회의 대회를 완주 했지만,
힘들기는 매번 마찬가지 이고.
은근히 9월 30일에 신청한 100km울트라가 걱정이 된다.
다른 사람들은 좋은 평을 하는데 반해,
횟수를 거듭할수록 가족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왕따가 되는 기분은 어쩔수 없다.
앞으로는 횟수를 좀 줄일 필요가 있을것 같다.
월요일,아침에는 괜찮았으나 낮에 보니 우측 발목이 부어 있다.
이런일이 없었는데 왜일까?
몇일은 고생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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